낡은 진보 그들이 변해야 나라가 산다 집권 땐 내로남불 정권 잃고선 반성 없이 참사 이용해 증오 마케팅 암수·꼼수만 쓰지 말고 건설적 대안·비전 제시하길 진보의 타락은 국가적 불행
진실이나 사실이 왜곡되는 걸 자주 보게 되는데, 그 중에 최고는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말들이다. 그런데, 그걸 잘 모르고 언론들은, 뜨내기들은 퍼나르고 있다. 더 보태고 더 험악하게 만드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왜곡을 멈춰주기를 바라지만 그렇지 못함 환경이라면 나름의 중립이나 객관적 시각으로 말하는 사람을 지지하게 마련이다.
일단 비판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사후 대책이나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기에는 역부족인 경우가 많다. 지금이 딱 그런 상황이다. 이상하다. 위치가 박귀었을 뿐인데, 이렇게 조직적으로 움직이면서 현정부를 흔들 준비를 하고 실행하는 것 보면 국가전복을 기도하는 세력이라 할 수 있겠다.
이들을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졌음 좋겠다. 그 본질과 정체를 알아봤음 좋겠다.
“진보 세력은 정권을 다시 잡아서 무엇을 하려는가? 탈원전 재개하고, 4대강 보 해체하고, 사드 배치 철회하고, 재벌 총수 잡아넣고, ‘흑석동’ 건물 사고, ‘친일파’ 사냥하고, 한미동맹 약화하고, 운동권 생태계 복원하고, 중국 눈치 살피면서 북한에 뒷돈 챙겨 줄 계획인가?”
[朝鮮칼럼 The Column] ‘낡은 진보’, 그들이 변해야 나라가 산다
집권 땐 내로남불
정권 잃고선 반성 없이
참사 이용해 증오 마케팅
암수·꼼수만 쓰지 말고
건설적 대안·비전 제시하길
진보의 타락은 국가적 불행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 역사학
입력 2022.11.15 03:20
지난 74년 대한민국은 산업화, 민주화, 선진화를 달성하고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섰다. 인류사에서 한국처럼 급속히 발전한 사례는 지극히 드물다. 어떤 이는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발전을 칭송하지만, 이제 1인당 GDP 1만2000달러의 중국은 인권과 자유를 억압하는 일당독재의 개발도상국일 뿐이다. 중국 현대사와 비교해보면 한국 현대사의 위업은 더욱 빛나고 돋보인다.
한국 현대사는 쉽게 세 시기로 구분된다. 빈곤을 퇴치하고 산업화를 이룬 ‘경제혁명의 시대’(1979년까지), 인권을 신장하고 민주적 제도를 닦은 ‘자유화·민주화의 시대’(1980~1990년대), 첨단산업을 고도화하고, 사회복지를 확충하고, 문화·예술을 창달한 ‘선진화의 시대’(2000년대 이후)이다. 한국이 단기간 고도성장을 성취할 수 있었던 근본 동력은 무엇인가? 어떤 이는 유구한 역사 전통과 한민족의 우수한 DNA를 들지만, 북한을 보면 민족주의적 설명의 허구성이 자명해진다.
한국 현대사의 발전은 정부와 국민이 힘을 합쳐 자유민주주의 이념 아래 개방주의 시장경제에 따라 수출주도형 성장 전략으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전 세계로 뻗어나가 범인류적 공생 번영에 이바지해온 결과다. 권위주의 개발독재는 자유민주주의와 모순되었기에 시민사회는 도도한 저항과 격렬한 투쟁으로 정치적 민주화를 이끌었다. 그 70여 년의 격변을 돌아보면, 위정자, 기업인, 근로대중, 전문 관료, 과학자, 기술자, 민주투사, 공무원, 교육자, 문화예술인까지 모두 맡은 바 자리에서 큰 역할을 했다. 정치인들은 반대편을 헐뜯고 악마로 만들지만, 단언하건대 한국 현대사에 히틀러나 스탈린 같은 역사적 ‘빌런(villain·악당)’은 없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한국의 굴기가 아무리 눈부시다고 해도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실기하고 표류하면 급전직하 퇴락의 길로 갈 수도 있다. 다른 선진국들과 달리 한국은 핵 공갈과 군사 테러에 시달리는 나라다. 경쟁국의 도전으로 한국 기업의 기술적 비교우위도 사라지는 추세다. 상황이 위급함에도 한국 정치는 절망적이다. 무엇보다 소위 ‘진보 정치’의 부패와 타락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반독재 투쟁을 이끌었던 바로 그 민주화 세력이 지금 방황하고 있다. 정권을 잡았을 때 그들은 엉터리 정책과 내로남불의 추태를 남발하다 국민의 심판을 받고 권력을 잃었음에도 내부에서 반성과 자책의 목소리가 없다. 대신 그들은 가장 쉽게 정권을 탈환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 이태원의 비극을 제2의 세월호 참사로 극화해서 정권을 파괴하겠다는 운동권 특유의 증오 마케팅이 또 시작됐다.
특이하게도 한국에선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정권 퇴진 운동이 시작된다. 자칫 선거 불복이라 비판받을 수 있기에 반정권 세력은 일단 숨죽이고 기회를 엿본다. 새 정권이 실수를 범하거나 불의의 재해가 터질 때면, 기다렸다는 듯 그들은 정권 퇴진을 부르짖는다. 과거를 돌아보면, ‘진보’ 정권이 물러나고 ‘보수’ 정권이 들어설 때 정권 퇴진 운동은 더욱 극렬하게 일어났다. 국민이 극심한 공포에 휩싸이거나 큰 슬픔에 사로잡힐 때, 들불처럼 거세게 “정권 타도”의 운동이 일어나 정국을 덮치는 쓰나미가 됐다.
불의의 사고가 터지면 정부는 혼란을 수습하고 위기를 관리할 책임이 있다. 안전사고가 발생할 때 정권이 퇴진해야 한다면, 외교·안보·정치·경제의 막중한 책무는 누가 진단 말인가. 결국 대중적 분노를 자극해서 권력을 되찾겠다는 얄팍한 정치 선동일 뿐이다. 판에 박힌 그 수법은 이미 공식화된 ‘진보 집권 플랜’이 된 듯하다. 미래의 비전이나 건설적 대안이 없기에 그들은 권력 투쟁의 암수와 정권 탈환의 꼼수만 모색한다. 진보 세력은 정권을 다시 잡아서 무엇을 하려는가? 탈원전 재개하고, 4대강 보 해체하고, 사드 배치 철회하고, 재벌 총수 잡아넣고, 태양광 이권 나눠 먹고, ‘흑석동’ 건물 사고, ‘친일파’ 사냥하고, 한미동맹 약화하고, 운동권 생태계 복원하고, 중국 눈치 살피면서 북한에 뒷돈 챙겨 줄 계획인가?
진보 세력은 구태의연한 증오 마케팅 대신 타당한 발전전략과 합리적 정책 비전으로 공명정대하게 제대로 된 ‘진보 집권 플랜’을 세워보라. 진보 세력의 타락은 대한민국의 국가적 불행이다. 한국 현대사는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팽팽한 긴장 속에서 위기를 뚫고 제도를 개선해 간 변증법적 발전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https://www.chosun.com/opinion/chosun_column/2022/11/15/VRHXJPMVZZDJJPAGBEC6ZGK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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